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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내겐 환경적인 변화가 있었다. 다. 사. 모에서는 정식으로 부서장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고, 병원에서는 11개월 만에 개방병동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내 생활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두 곳의 변화들은 나를 긴장 시키기도 했고 초심을 생각하게도 했다. 내가 왜 병원에 있고, 다.사.모.를 다니는지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것들에 대해서 말이다.
사실 지금은 오갈때가 없어서 병원에 있는 이유로 있지만 그것보다는 여러번 단주 실패를 겪으면서 가장 안전하고 도움의 손길이 많은 즉, 술꾼이었던 내가 술을 끊기 위해 기초를 쌓을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병원 의존증” 으로 비쳐질수도 있겠지만 지금 내겐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과거와 미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현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술로 하루하루를 보냈을 때는 오직 지금 술을 마실수 있느냐 없느냐가 내겐 가장 중요한 문제 였다. 그때도 현재도 “지금”이 중요한 것은 같지만 술이 내 가슴의 중심에 있느냐 없느냐 하는 큰 차이점이 있다. 그리고 술에 젖어 살때는 내 자신과 내가 해야 하는 의무들의 책임을 포기하며 살았었다. 술을 더 마시면서 내가 어떻게 되건, 가족들이 어떤 고통을 받고 어떻게 살아가든 가장으로써 남편, 아빠라는 자리 또한 생각하지 못하고 무책임하게 살아 온 것이다. 단주를 하면서 이 무책임 했던 것이 죄책감이 되어 나는 힘들게 하기로 한다. 근래에 내게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 다.사.모의 부서장이 되고 개방병동으로 이동하면서 무책임하게 살아왔던 내게 “책임감”이 느껴진다. 나 혼자하는 단주 생활이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 치료공동체를 꾸려 가면서 같이하는 단주 생활을 해야하는 책임감과 변동의 규칙, 여러번의 경험에서 얻은 교훈들을 생각하면서 내 자신에 대한 책임감 역시 높아졌다 그렇다고 강박적으로 생활하고 싶지는 않다. 1번유형(완벽주의)이라 힘들거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꺼이 하려는 마음”이고 최소한 내 남은 인생에 대한 책임을 다하고 싶은 내 진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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