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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8일(월)
내가 이때까지 살면서 다른 사람의 조언을 수용하고 따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심지어는 나의 질병의 주치의이신 성원장님, 다사모의 센터 직원의 조언을 받아들이거나 이것을 수용하고 행동으로 보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의 생각대로 할 것인가? 아니면 남여정선생님뜻에 따를 것인가?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면서 이것을 받아들인 것이 지금까지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한 동기가 되었던 것이다.
사실은 그때를 생각하면 상담이 아니었다. 나의 결정을 통보하는 형식의 자리였지 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나의 생각과 마음을 진지하게 이야기하는 자리는 아니었다.
그랬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술에 대한 갈망이 너무 심해 이런 핑계,저런 변명을 하면서 난 술을 마시기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퇴원을 하였다. 그 결과는 항상 똑 같았다. 그러나 이번 문제는 조금 달랐다. 어떤 병원에서 다사모를 다닐까 하는 것이다. 이미 내 마음속에는 하나병원에서 다니는 것으로 마음을 완전히 굳힌 상태에서 그냥 “나는 내 결정을 이렇게 내린것이니 알고 계십시오” 라는 형식의 문제였다. 그때 저의 사례관리자이신 남녀정선생님의 조언을 듣고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이때까지 그때처럼 심각하게 정말 진지하게 생각을 깊이 해본 적이 단 한번이라도 내게 있었던가! 잠도 오지 않고
술에 대한 갈망은 조금씩, 조금씩 커져만 갔다. 그래서 일단 밖으로 나가 걷기 시작했다. 비도오고, 바람도 많이 불었다. 술 마시기에 ᄄᆞᆨ 좋은 날씨였다. 하지만 그날 만큼은 술생각이 있더라도 이것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술을 참을 수 있었다. 그때 나에게 무엇이 작용했는지 다른 때 같았으면 벌써 술을 마시며 힘든길 보다는 쉬운길을 택했을 것인데 그날 만큼은 틀렸다. 그렇게 하기를 10시간 정도 지났다. 드디어 결정을 내렸다. 그때 남녀정선생님의 조언을 따르기로 결정을 내린것이었다. 그 이유중 첫째는 성원장님과의 약속에 대한 부분이 있었는데
마무리를 잘하고 입원을 하여 다사모를 다니겠다는 것을 난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 마무리라는 것은 총무자리를 인수인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술을 마시지 않고 입원을 하는 그 순간까지가 마무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둘째는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된 동기를 부여해 준 남여정선생님의 조언이었다. “선생님, 선생님의 뜻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아직까지 결정 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말이었다. 그때서야 나는 마음이 놓였고, 그래 받아 들이자, 꼭 그렇게 해야만 될 것 같은 생각과 이것이 성원장님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는 판단을 가지게 되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니 그때 정말 잘했다라는 생각을 하게된다. 다른때 같았으면 말도 없이 내뜻대로 했을 것이고, 그리고 지금쯤이면 또 재발을 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점들도 많이 좋아졌다. 예민한 성격에 짜증과 화를 잘내는 나였는데 이것 또한 나도 모르게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폭력성은 정말 놀라보게 좋아졌다. 지금은 내 속에서 뭔가 복잡한 생각이 들거나, 갈망이 오거나, 힘들고, 의욕상실, 고민거리가 생기면 바로 상담신청을 하고 거기에서 무엇이 문제인지를 같이 풀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보니 위기를 잘 넘기게 되고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 앞으로도 나는 이때까지 쉬운 길만 가려고 하던 버릇을 고치고, 힘들 때 마다 상담을 통해 문제를 같이 해결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이번 한번의 받아들임이 내 인생 최고의 터닝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상담의 중요성’인생이 끝나는 날까지 나는 계속해서 내 스스로 해결하려는 미련한 습관을 버리고 힘든 고비가 생길 때 마다 꼭 상담을 통해 문제해결을 찾는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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