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 어머니께

어머니 ! 16년 만에 어머니께 편지를 쓰게 되네요. 그동안 건강하게 잘 계시는지요. 그동안 너무나 많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이렇게 어머니께 편지를 쓰게 된 동기는 어머니에 대한 사무침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41년 전에 어머니와 헤어짐의 아픔과 , 큰 집에서 받았던 아픔들은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25년 만에 만나 같이 한 시간이 4개월, 그 4개월도 그 당시로서는 저에게는 너무나 가슴 아픈 시간들이었습니다. 어쩌면 어머니와 저의 인연은 그렇게 모진 것이었을까요 . 제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자면 다른 사람들은 이해도 못 할 것이며 그러한 일들이 왜 일어났는지 , 그때 나는 왜 해결 방법이 그것 밖에 없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아 위구스러워 할 것입니다. 남들이야 어떻게 생각하든 어머니와 저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 큰 아픈 상처가 아물어 이제는 서로가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지난날이야 어떻게 되었던 지금 부터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받지도 못하는 편지를 써봅니다. 2003년 8월로 기억되네요. 그때 처음으로 어머니께서 저를 경기 신경 정신과에 입원 시켰고 그곳에서 알코올 의존즉 , 우울증 , 대인기피증, 사회 불안증 등 여러 가지 검사 결과가 아주 나쁘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저나 어머니는 이 질병을 무시하고 몸이 회복되자 퇴원을 하였고 , 어머니는 저를 수덕사 , 외삼촌댁 등에서 생활하기를 원하시며 제발 술을 마시지 않고 안정된 생활을 아래를 바라셨지만 그것 또한 좋은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저의 병을 더 키우게 되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이제 지난 이야기는 하지 않을게요. 제가 편지를 쓰게 된 동기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얼마 전에 제가 책을 한 권 받았습니다. 그 책 속에는 제가 지은 시와 사진이 들어 있었습니다. 한동안 이런 감정, 저런 감정들을 느끼고 있을 때 갑자기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돌고 , 돌아 어머니께서 보시면 얼마나 기뻐하실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알코올 중독자의 부끄러운 아들이긴 하지만 제가 혼자서 외로움과 아픈 상처들을 떠 앉고 어떻게 되든 술에서 해방되기 위해 이렇게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왠지 기뻐 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더욱 어머니에 대한 사무침이 제 가슴을 울렸습니다. 결국 혼자서는 이 감정을 추스를 수가 없어 저와 제일 가깝게 지내는 간호사님과 이러한 제 마음을 이야기를 하다 보니 깜짝 놀라시듯 군요 . 저를 그렇게 까지는 보지를 않았고, 제 병원 생활도 그러한 과거를 지닌 사람처럼 전혀 느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사실이고, 지금은 너무 보고 싶어 단 한번만이라도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묻고 “지나간 아픔은 이제 털어버리자 ”라고 말하고 싶다고 하니 , 바로 어머니를 찾으시라고 ,어머니는 아들이 아무리 잘못해도 , 특히 공 학 율 씨는 수많은 시간들을 오로지 혼자 감당하시며 살아 왔기에 더욱 더 어머니를 찾는 게 낫겠다. 라고 말해주며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때 또 한 번의 서러움이 밀려들어 내 마음을 울렸습니다. 찾을 수야 있겠지만 , 두렵습니다. 같은 수원 하늘 아래 살면서도 남남처럼 살아가고 있는 어머니와 나 ! “ 어머니의 임종이라도 지켜볼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아들”이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다정스러운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게 저의 귓전에 맴돕니다. 그 부드러운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현실에 제 자신이 너무나 원망스럽고 , 죄스러움에 또 한 번 가슴이 찢어집니다. 16년이란 세월동안 원망과 분 노속에 생활하다 보니 제 인생마저도 포기해 버리고 살아 왔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살아 있으니 이제는 그 원망과 분노가 그리움과 죄스러움으로 바뀌고 , 알코올 중독이란 무서운 질병에서 회복되려고 최선을 다하는 저의 모습을 당당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과 저의 졸업식때 다시 재회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 라는 상상을 하니 눈물이 제 앞을 가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이 돌고 돌아 어머니 손에 쥐어쥐게 되는 행운이 따르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 동안 어머니나 , 저나 인생을 지금까지 앞으로도 이 시린 가슴을 혼자 껴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정말 너무 힘들고 , 외롭고, 고독하고 , 제가 살아가야 할 진정한 의미를 잃어버리고 , 흔들리고 , 모든 걸 다 때려 치고 싶은 마음이 들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와 제가 다시 만나는 날에는 맑은 정신으로 건강한 모습으로 당당하게 만나고 싶습니다. 그날을 기대하며 보고 싶고 , 사랑하는 어머니 9988 하시길 진정으로 기도 드릴 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