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모임 오늘의 주제 : 느리게 살기

나는 요즘 라디오로 비틀즈 음악을 즐겨 듣는다.

이 행위가 느리게 생활 하는데 필요한 단면 인지는 모르겠으나 예전 내 어릴 적 세상이 그렇게 바쁘지 않을 적에 듣던 일이라 왠지 차분해 진다.

요즘은 최고의 전문적 지식을 요하는 정보를 제외한 웬만한 정보는 내 손안의 휴대전화로 가장 빠르게 알 수 있는 세상이다 그렇게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한 속도 쉬어가면서 살려고 하는 나는 어쩌면 세상에 역행하며 살려고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난 그 바쁨 속에 묻혀서 나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드러내려고 얼마나 애썼던가?

목적지가 어딘지 그곳에 무엇인 있는지도 모른 채 그냥 모두들 가고 있기에 나도 그렇게 해야만 하는 줄 알고 무턱대고 왔던 것 같다.

그 오는 길에 얻은 것도 있지만 그 보다 더 많은 것을 잃었다.

그 첫째가 나의 존재성이다.

내가 무엇을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해야 하며 그 하루를 술로 마감하며 또 다시 하루를 시작하고 또 술로 마감 지며 그렇게 버틴 세월 속에 나는 내가 누군지도 모르고 병에 걸려가며 서서히 사라져 가는 줄도 몰랐다.

다행히 운이 좋아 병을 고치는 환경을 만나 이곳에서 병을 고쳐가며 나의 정체성도 차츰 찾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자 ! 이젠 술로부터 자유로워지자 그동안 술에 쫓겨 얼마나 고통스러웠던가. 돈에서도 해방 돼 보자 아무리 쫓아가도 한이 없는 그놈의 돈에서 말이다. 최소한의 물질로 불편함을 조금 감수하며 살면 되지 않겠나.

그 대신 마음의 평화로 나를 행복해 하자.

예전 앞만 보며 가던 것을 이제는 양 옆도 보며 아래도 보며 천천히 가보자.

그 목적지가 어디가 되든 상관말자. 그곳이 꽃밭이면 그 향기에 취하면 되고 돌밭이면 천천히 헤쳐가면 되지 않겠나. 요즘 나는 건널목 신호를 끝까지 기다려 주는 버릇을 들이고 있다. 또 공중도덕을 지키는 장소에서는 지키려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예전 강박 관념과 조급한 성격을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마음 비우는 것을 위해 방법을 찾고 있다. 그것들을 위해선 무엇보다도 느리게 사는 지혜가 필요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