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폭염과 갈망

111년만에 최고의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내가 111년을 살아보지 않아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더웠다고 말하는 94년. 94학번으로써 내가 기억하고 있는 한 올해가 단연 압도적인 최강 울트라 폭염이다.나는 여름이 정말 싫다.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라 조금만 움직여도 땀을 비오. 듯  흘리고 끈적거리고 후덕지근함을 싫어하다보니 더욱이 여름이 싫다.반대로 술을 한창 마실 때는 이런 여름을 즐기긴 했다. 땀을 한바탕 흘리고 마시는 시원한 생맥주 맛은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었고 남의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캔 맥주를 들고 거리를 활보하며 마시는 것은 여름에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사무일 보다는 현장에서 주로 일을 했던 나였기에 그런 습관은 당연시 되어 버렸다. 갈증이 나면 음료수나 물 대신 캔 맥주를 마시고 아무 일 없다는 듯 운전을하고 일을 하면서 말이다.다.사.모 방학 전부터 시작된 폭염은 2주가 지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어린시절 TV에서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나 볼 수 있었던 풍경을 내가 직접 겪다보니 왠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공상영화에서나 나오던 일들이 하나 둘씩 현실화 되어가고 있고 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하는 모르는 불안감과 이러다가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지나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까지 하게 된다.사실 요즘 날이 이렇게 더워도 머리로 느끼는 갈망감은 별로 없다. 갈망이라고 하면 "술생각"이 나는 것이라고만 생각해 왔었다.그런데 근래에 선배 협심자 들이 말씀하시던 "몸은 기억하고 있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퇴근길에 버스 안에서 술을 마신 사람이 옆에 있으면 머리에서는 "빨리 자리를 피하자!!"라는 생각과 속이 메스껍다는 생각이 들지만 침이 꼴깍 넘어가면서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고 몸이 떨리는 것을 경험하면서 머리가 아니라 몸이 술을 달라고 신호를 보내고 있음을 느꼈다."야!! 너 왜 그러냐? 빨리 술을 넣어줘야 내가 제대로 돌아가지. 땀도 많이 흘렸고 짜증나는 알도 많았잖아! 시원한 생맥주 한 잔 넣어줘라!! 빨리~~"라고 말이다.출퇴근하면서 보게 되는 술 마시는 사람들과 화려한 간판들, TV에선 술안주로 밖에 안 보이는 맛있는 음식들이, 그리고 라디오에서는 휴가철이라 가족들끼리 어디를 가서 맛있는 걸 먹고 왔다는 후일담 이야기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을 흥분 시키고 있다. 재발했을 때를 되돌아보면 늘 몸이 먼저 움직이고 그 후에 머리가 따라 다녔던 것 같다.일단 술을 마시고 이걸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들키지 않게 마실까 생각을 하게 되고 어떻게 해야 더 마실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늘 그런 패턴이었다.한마디로 말하면 요즘처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불쾌지수도 높을 때에는 한 순간이라도 방심했다가는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명심하고 늘 긴장감을 잃지 말고 안전제일주의를 생각하면서 생활해야겠다. 머리와 몸이 갈망에 노출돼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