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모임 오늘의 주제 : 회복의 시작점

나는 일찍부터 술을 마셔 중독으로 인해 우여곡절 끝에 청주 주사랑 병원에 3번 입, 퇴원을 반복했다. 그 때 정말 절실한 심정으로 치료에 매진했고, 또한 하나님을 믿게 되서 더욱 더 열심히 했다. 하지만 중요한건 병원과 세상 밖에서의 환경은 너무나 큰 차이가 있었다. 세상 밖에서는 보이는 것이 전부 빛나는 네온사인, 술병들 친구들의 유혹들이었다. 무엇보다 주변의 문화가 무엇을 시작하던 연결고리가 술이었기에 너무 힘들었다.

내가 1년 가까이 단주한 적이 있다. 생각해보면 너무나 힘들었다. 친구들 만나서 친구들은 술잔을 기울일 때 나는 기도하면서 힘들게 참아내고, 많은 유혹 속에 힘들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리고 그 때 약의 중요성도 모르고 약도 안 먹다보나 신경이 날카로워져서 나도 힘들었지만 부모님은 더 힘들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생단주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결국엔 재발하고 그대로 방치하면서 알코올중독자라는 것을 잊어버리고 아니, 나는 알코올중독자가 아니라고 합리화시키며 오랫동안 술에 빠져 살았다. 물론 가정은 편할 날이 없었다. 집안에 웃을 날이 없었다. 나 한명 때문에…….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께서 뉴스에서 성인ADHD(주의력결핍과잉장애)기사를 보셨는데 내가 증상이 비슷하다고 병원에 가보자고 하시 길래 찾아봤는데 증상 중에 ADHD환자가 대부분 술에 의존한다기에 “그래 나는 중독이 아니라 ADHD의 증상 때문에 술에 의존하는 거야” 하면서 그걸 내심 바라며 순천향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가 성인ADHD질병이 맞다고 나왔다. 하지만 알코올중독이라는 질병의 꼬리표는 없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의사선생님께서 나는 오히려 예전에 뇌출혈로 인해서 전두엽을 크게 다쳤기에 다른 사람들보다 술을 더욱 조절할 수 없고 앞일에 대한 판단이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너무 마음이 아파서 서럽게 울었다. 2주 동안 입원했는데 매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살려 달라고 성경 말씀을 잡고 울며 기도했고, 빅북을 열심히 읽었다. 그리고 치료도 열심히 받았다. 거기서 사회복지사 선생님께서 내안의 피난처 다사모공동체를 소개시켜 주셔서 오게 됐다. 그런데 나라는 사람은 참 간사하다는 걸 느꼈다. 그 절실했던 마음은 어디 갔는지 얼마 다니지도 않아 재발하고 전화도 피해버리는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

또 나의 예전 모습이 나와 버린 것이다. 다사모를 다시 나갈 면목이 없어서 고민을 많이 하다가 다시 다사모공동체에 용기내서 나갔다. 의외로 동료 선생님들께서 아무렇지 않게 환영해 주셨다. 그러나 나는 마음이 편치만은 안았다. 중간에 원장선생님의 상담이 있었다. 한번만 더 재발하면 병원에 가야 될 수밖에 없다고 하셨다. 또한 정직해야 한다고 하셨다. 그 때부터 나도 모르게 어느 샌가 마음 판에 “정직”이란 단어가 새겨진 것 같다.

자극이 효과가 되었던 것 같다. 우연찮게 그 일이 있은 후 얼마 후에 겹친 대로 겹친다고 12 단계 시간이었는데 많은 분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이선생님께서 숙제를 주셨다. 얼마 남지 않은 2018년을 단주해보라는 것이었다. 나는 거기서 차마 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뭐해서 하겠다고 일단 저질렀다.

또한 아침모임 시간이었으나 제주도여행 앞두고 절대 술을 입에 대지 않겠다고, 재발할 시 병원에 입원하겠다고 내입으로 약속해 버렸다.

그리고 결전의 시간이 왔다. 제주도 가족여행……. 나는 비행기를 처음 타는 것이라 더욱 설랬다. 괜히 부모님 앞에서는 그런 티를 안냈다. 촌티 날까봐.^^; 그런데 티가 날수 밖에 없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구름을 보는데 탄성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다. 비행기에서 보는 구름은 너무나 아름다원ㅆ다. 기분이 들뜨기 시작했다. 그런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여행 동안 단주하는 게 힘들지가 않았다. 어느 새 내가 정직을 배우는 중이고 책임감이라는 것을 배우고 실행하고 있었다. 나의 약점이 책임감이 없는 것과 실천이 없다는 것 이었는데, 그리고 분명 전 같았으면 그렇게 기분이 들떴으면 술에 대한 갈망감이 절실 했을 텐데 전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모든것이 우연이아니라 신께서 계획하시고 인도하시고 도우신것이라 생각한다. 제주도 여행 때 술에 대한 갈망감이 전혀 없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겐 영적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신에게도 감사하지만 원장선생님, 남선생님, 이선생님, 동료선생님들 포함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한다.

아~ 그리고 느낀 건 신께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면서 구해야 신께서 돕는 것이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지도 않으면서 구하면 돕지 않는 다는 것을 느꼈다. 전에는 내가 할 일을 하지도 않으면서 신께 구걸했던 걸 생각하며 회개했다. 어느새 단주 49일째이다. 전에 생단주 한때는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 현재까지는 정말 크게 힘들지는 않다.

알코올중독자는 영적인병인데 다사모공동체에서 생활철학과 12단계를 통해 매일 영적각성을 할 수 있게 도와주니 단주에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다사모공동체에 오길 잘 한건 밖에서 아무리 우리의 병식을 호소해봐야 부정적인 시선으로 쳐다보는데 이곳에선 다 같은 병식과 목적을 지닌 공동체라서 공감대를 가지고 나누며 치료가 되어간다. 요즘 너무 행복한 건 단주를 하게 되면서 나를 조금씩 사랑하게 되는 것이었다.

앞으로 더 나아가 나를 사랑함으로 나의 이웃까지도 사랑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긍정의 기대해본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지금 아무리 행복해도 한 잔 의술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술로 인해 죽고 사는 인생이다. 술만 없다면 정말 날이 갈수록 행복한 삶은 분명 찾아온다. 단주 한지 얼마 안 되었지만 내 경험상으론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말고 다사모공동체교육, 신앙생활, 나를 사랑하는 훈련, 자존감 높이기, 약 잘 먹기가 골고루 이루어져야 한다는 걸 몸소 느끼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건 생각만 하지말고 실천하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가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 기대해본다. 내일은 없다! 하루하루에 살자! 회복의 첫걸음 다사모!

신이 이곳으로 인도하셨고, 지금도 함께 하신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