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2월 이라니 시간 참 빠르다. 이번 여름에 고생고생 한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털신 신고 보온병 들고 다니고 있다. 나한텐 반갑지 않은 12월이기도 하고 힘든 계절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겨울보단 여름이 좋다. 요즘 들어 무슨 일을 하 기 전부터 “ 귀찮다 , 언제 끝나나 , 빨리 집에 가고 싶다.”라는 생각들이 먼저 들기 시작한다. 나와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는 또 그분이 오신 거 같다. 그때마다 초심을 생각하란 소릴 많이 듣기도 하고 , 1단계로 돌아가란 소리도 많이 들린다.

내가 단주를 하고 싶다. 해야겠다 했던 결정적인 계기는 폐쇄병동에서 지낼 때 였다. 솔직히 처음엔 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시작을 했었다. 소위 정신이라 불리는 환우 분 들이 내 친구였고 스승이었다. 그 분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우울하고 지쳐 있을 때 덕분에 많이 웃기도 웃었다. 어릴 적 나오던 그 해맑고 참을 수 없는 웃음들을 경험 했었다. 지금 생각해 봐도 좋았던 기억이 많이 난다. 어머니가 면회 오시면 대화 내용이 그 분들과 있었던 일 , 이모한텐 방수 매트리스 구할 수 없냐고 부탁 했던 일도 있었다. 언제 한번은 친구와 통화중에 드디어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고 기쁘다 , 나 좀 나중에 도와줘 했던 기억도 난다. 그 당시 통화 할 때 종이컵 사러 간 상황이 었는데 안보여서 쌍욕을 했더니 친구가 사회복지사 하고 싶다는 놈이 욕을 하면 되겠냐 했던 에피소드도 있었다. 지금 주제를 쓰면서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생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12월달 잘 보내기 위해서 그때 그 기쁨을 소중히 간직하고 싶다. 잊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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