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주제: 술

술은 나에게 적이고 동지다.

지금은 술은 나에 지난날들에 추억들은 떠올리며 자숙하는 시간을 가지며 반성에 시간들을 가지게 한다. 취직이 되지 않아서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지금은 중독자가 되어 ㅇ ㅇ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벌써 226일 째로 접어든다.

맑은 정신으로 세상을 산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지만 두렵다. 내가 뚜렷한 직업도 없고 기술도 없다. 그냥 그때그때 노동일도 하고 살았지만 무거운 물건을 들 때면 몹시 힘이 든다. 만석공원을 한 바퀴 도는데 45분이나 걸린다.

오늘도 한번 돌아보면서 시간을 재봐야겠다. 일요일 날 돌았을 때 발가락에 물집이 생겨서 지금은 돌아볼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비가 온다. 나에게 좋은 핑계거리가 생긴 것이다. 오후에라도 비가 그치면 다시 돌아볼 생각이다. 다리에 힘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술에 의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생각해보지만 지금은 찾을 수도 없다. 어디서 어떻게 사는지 알 수가 없다. 핸드폰에 저장해 두었는데 핸드폰도 술을 먹고 잃어버렸다. 그것이 지금에 와서 백 육십 이 만원이나 밀렸다고 한다.

지금 쓰는 폰은 선불 폰이고 오만 원씩 충당 하면서 쓴다. 수급비로35만원이 나오는데 병원비 빼고 28만원으로 살고 있다. 그래서 술을 단주 하겠다는 결심은 변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잃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남은 삶을 술 없이 맑은 정신으로 살고 싶다. 병원에서 의식주가 해결되니 정말로 감사함을 느낀다. 술 없이 살고 있으니 정말 행복하다. 잊어버렸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피어난다.

정말 왜 술에 의존하게 되어 중독자가 됐을까? 한심하다 시대를 탓해 보기도 했지만 결국 내의지가 부족 했던 것으로 판단을 한다.

다시 시작하는 사람들에 모임에도 결석하지 않기를 생각한다. 폐쇄병동에 있을 때는 밖으로 나가는 재미에 다녔는데 지금은 개방에 있기 때문에 술에 유혹이 너무나 많다. 내 이지를 시험해 보는 듯하다. 그리고 복지사 에게 10만원씩 저금을 하고 있다. 임대주택을 알선해 준다고 하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300만원 만들려면 3년이 걸린다. 이번 달 수급비가 나오면 10만원을 맡겨야겠다.

다시 도전해서 정말 맑은 정신으로 남은 삶을 살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