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 나를 시험하지 말자!!

어제 “나눔과 꿈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팟캐스트 교육을 홍대에서 받고 왔다.

홍대....지금 상황에서 보면 행복한 시절이라 볼 수 있겠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1년이란 시간을 보낸 곳이다. 면접에서 수 없이 떨어지고 나서 들어갔던 첫 직장에서 죽어라 7년 동안 일을 하고도 부도라는 것을 당하고 몇 달치 월급과 퇴직금도 받지 못한 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술로 하루하루를 버텨온 세월이었지만 가장이란 무게를 지고 살아가기 위해서 마냥 손을 놓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첫 직장에서 거래하던 제빵회사에 배송직원으로 들어간 것이다.

서울, 경기일대 대학교 매점과 편의점에 빵을 납품을 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화려할 것 같은 홍대 생활은 고달픔에 연속이었다.

새벽 5시에 출근해서 오후 5시까지 운전과 사무실 전산작업을 해야 했고, 영세했던 회사의 재정은 월급날 제 때 한 번도 급여가 나오지를 않았다. 사장 주머니에 쌈지 돈이 있을 때 누구에게 동냥하듯 10만원, 20만원씩 받으면서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았던 나날이었다. 그런 아픈 기억과 추억이 묻어있는 홍대를 근 10년 만에 다시 찾은 것이다.

처음에는 오래간만에 가보는 추억의 장소여서 얼마나 변했을까? 그 때 그 곳은 아직 있을까? 라고 설렜다. 하지만 그것은 잠시뿐이었다. 금방 그 때의 힘들었던 기억들이, 그 때의 장소들이 그대로 있으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으로 바뀌었다.

그렇다. 아직 나에게는 그 때의 아픈 추억을 감당할 만한 힘이 부족한 것이다.

만약 혼자 그 곳 홍대에 갔다면 어땠을까? 라고 내 자신에게 반문해 보지만 그 대답은 “이제는 더 이상 나를 시험하고 싶지 않다.”이다. 내 기억 속에는 이렇게 조심해야 하는 장소와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

변이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하는 것이다. 알코올중독자로써 더 이상 내 자신을 실험하고 싶지 않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면서 사는 것이 내가 살아가야 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피해만 다닐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내 안에 그것들을 감당할 수 있는 내공이 쌓일 때까지는 혼자서 하는 위험한 일은 피하려고 한다. 그 후에 일은 그 후에 생각하기로 하고 말이다.